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Showing posts from January, 2019

광주 양지아파트의 추억

1980년대 양지아파트에서 지내던 시절 친구들과. 개인 소장 사진을 포토스케이프로 편집. 1980년대에 광주(광주광역시)에서 몇 년간 자란 적이 있다. 부모님이 모두 바빴던 시절에 할아버지 · 할머니 댁에 맡겨졌던 것으로 알고 있다. 할아버지 · 할머니 모두 자상하고 친절한 분이었고, 자녀들을 하나둘 독립시키며 여유로운 시기를 보내고 계셨던 것 같다. 그래서였는지, 나는 남들이 누리지 못하는 따듯한 대우를 받으며 이 시절을 보냈고, 언제 돌이켜 봐도 이 때의 몇 년은 행복한 기억으로 남아 있다. 사진들만 봐도 빙그레 웃게 된다. 그때 살던 할아버지 · 할머니 집이 '양지아파트'였는데, 놀랍게도, 지금까지도 이 아파트 단지가 그대로 남아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. 이유는 잘 모르지만, 아직 재건축이나 다른 방식의 재개발이 이뤄지지 않았다고 한다. 그리고 이곳이 광주 북구 오치동이라는 것도 얼마 전에야 알게 됐다. 더 늦기 전에, 올해는 이곳을 한 번 찾아가 보고 싶다.

『SKY 캐슬』의 강준상이 보여준 변화에 관해

제주도 워크숍 기간 중 봤던 드라마 『SKY 캐슬』 마지막 회 스크린샷. 강준상의 가족이 혜나가 잠든 납골당 앞에서 회한의 눈물을 흘리고 있다. 요즈음, 아내와 함께 즐겁게 봤던 드라마가 『 SKY 캐슬』이다. 내가 싸가지 없는(!) 청소년들이 등장하는 드라마나 영화 보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데, 이 드라마에는 그런 면에서 강력한 아이들이 많이 나와서, 초반에는 눈 뜨고 귀 열고 보고 들어 주기가 괴로웠다. (특히 예서 목소리 듣기 싫어서;;) 그래서 중반까지는 아내가 이 드라마 보는 동안 나는 헤드폰을 뒤집어 쓰고 음악이나 팟캐스트를 듣기도 했다. 그런데, 이 드라마가 중후반부에 본격적으로 스릴러물이 되어 가면서부터, 묘하게 재미있게 느껴지는 바람에 나도 아내와 함께 보기 시작했다. 이 드라마야, 최근 워낙 사람들이 즐겨 이야기하고 보면서 화제가 됐고, 이야기할 주제가 여러가지 있을 것이다. 그 중에서 내가 적어 두고 싶었던 이야기는 '강준상의 변화'에 대한 것인데……. 『SKY 캐슬』의 강준상, 이 남자 (JTBC 드라마 유튜브 캡처) (한편으로는 자신의 냉정한 결정 때문에) 혜나가 죽은 후, 뒤늦게 그 아이가 자신의 딸이었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강준상은 깊은 충격과 슬픔에 빠지고……. 서서히, 자신의 삶이 빈 껍데기 같은 것이었다고 고백하는 데까지 이르게 된다. 나에게는 아직 아이가 없기 때문인지, 이러한 갑작스러운 변화는 잘 이해되지 않는 면이 있다. 조금 전까지 강준상은 자기 딸의 가정교사였던 혜나가 당한 불행한 사고, 그리고 자신의 결정으로 치료가 늦어져 결국 혜나가 죽음에 이른 데 대해 괴로워하는 모습을 조금 보이지만, 그 뒤로는 장례식에도 가지 않고 골프 치고 술 마실 만큼 거의 아무런 연민을 보이지 않았다. 그런데, 혜나가 사실은 자신의 딸이었다는 비밀을 알게 되자마자 매우 격한 반응을 보이고, 갑작스럽게 사람이 변해 버린 것이다. 그 아이가 17살이